인천 경유버스 서울진입 제한 ‘거센 반발’
환경단체들 “우리지역 발전소 전력 서울공급 중단하고 매립지 사용도 파기해야”
최근 서울시가 미세먼지 저감을 이유로 인천 및 경기도 소재 경유버스 진입제한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비영리 민간단체 ‘글로벌에코넷’은 31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세먼지 때문에 인천 경유버스의 서울 운행을 제한한다면, 미세먼지가 훨씬 더 많이 발생하는 인천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서울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도권 전력생산량의 60% 이상을 공급하는 인천 소재 발전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로 고통받는 인천시민들을 외면하는 처사라며 서울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인천 경유버스 진입제한 검토에 나선 서울시는 인천시민을 무시하고 서울시민만 생각하는 소인배적 행태”라며 “인천의 환경 위해시설의 최대 수혜자는 서울시”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또 수도권매립지 사용연장에 따른 4자 협의체 합의도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코넷의 한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도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인천에서 처리한 탓에 수도권매립지 주변 주민들은 20년 넘게 악취·소음·미세먼지를 견뎌야 했다”며 “서울 쓰레기는 발생자 원칙에 따라 서울로 가져가라”고 촉구했다.
앞서 서울시는 인천과 경기도의 경유버스 진입 제한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내놓으면서 수도권지역 간 갈등이 촉발됐다.
서울시는 6개월~1년 유예 기간을 두고 인천 및 경기도 지역 경유 버스가 서울에서 운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안을 검토 중이며 현재 환경부 등과 구체적인 추진 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다. 인천 및 경기지역 경유버스가 서울지역 대기오염 악화의 주원인이라며 두 지역의 경유 버스를 모두 압축천연가스인 CNG 버스로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서울시는 또 인천, 경기지역 버스들이 배출하는 오염물질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하는 대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G 버스 한 대의 가격은 약 1억 1천900만 원으로 경유 버스 1천700대를 교체하려면 최소 2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이 같은 조처에 인천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시는 최근 입장발표를 통해 “서울이 사용하는 전기를 인천에서 생산하고 쓰레기도 메워 인천시민이 겪는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피해를 서울시가 간과했다”며 “서울시는 경유버스 운행제한에 앞서 전력 자급률을 높이고 대체 쓰레기 매립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광범기자
